원활하게 협업하는 문화 만들기

November 22, 2020

루비콘 커뮤니티에 처음 합류해서 3개월 동안 진행되는 온보딩은 주로 팀원들 간의 원활한 협업을 만들어내기 위한 방법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 페이지에서는 원활한 협업을 만드는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협업은 왜 어려운가요?

대학교에서 조별과제를 하면서 배우는 것은 “인간에 대한 불신”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왜 이런 밈들이 퍼지는 걸까요?

대충 유명한 이유들은 이런 느낌이죠.


  • 자료 조사를 담당하기로 한 친구가 일도 안 하고 잠수를 탄다
  • PPT를 만들기로 한 친구가 발표 바로 전 날에 보노보노 PPT를 만들어왔다
  • 매주 화요일 미팅을 하기로 했지만 그 누구도 참석하지 않는다.

사실 이런 상황은 매일 출근해서 강제로라도 얼굴을 봐야하는 회사에서 잘 벌어지지 않는 상황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아야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얼굴을 보거나, 혹은 온라인으로 대부분의 협업이 진행되는 토이프로젝트 팀, 스터디 모임, 조별과제 같은 경우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기가 너무 쉽죠.

그래서 스터디 같은 경우에는 이런 상황들을 방지하기 위해 순번을 정해서 한 명씩 스터디 주제에 대한 조사와 발표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루비콘 커뮤니티 같은 토이 프로젝트 팀은 프론트엔드 개발, 백엔드 개발, UI/UX 디자인처럼 개개인의 DRI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마저도 불가능합니다.

물론 이런 문제 상황들은 루비콘 커뮤니티 내에서 제품 개발을 진행할 때도 동일하게, 그리고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원인을 찾아내서 부숴버리면 되는 걸까요?

사실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은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느냐?”가 아닙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이미 모두 다 알고 있으니까요. 그 사람이 정말로 바빠서 일을 못 했거나, 동기 부여가 안 되어있다거나, 아니면 그저 게을러서이거나 그런 것들이겠죠.

당연하게도 이런 원인들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강제로 다른 사람에게 일을 시킬 수 없으니까요

여기는 회사가 아닙니다. 일을 한다고 해서 급여와 같은 직접적인 보상이 주어지는 것도 없고 일을 안 한다고 해서 해고 같은 패널티를 줄 수도 없어요.

물론 여기서 제품 개발과 협업을 진행하며 얻는 경험도 일종의 보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돈과 같은 직접적인 보상에 비하면 강한 동기가 부여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최대한 빠르게 보완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 방법은 바로 팀의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투명하고 신속하게 상태를 공유하자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 간의 의사소통이 아닙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잘 하냐에 따라 동료들의 신뢰를 얻을 수도 있고, 반대로 신뢰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대학교 조별과제할 때 본인이 맡은 일을 하지도 않고 잠수타는 동료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처음 몇 번은 이해와 관용으로 넘어갈 수 있겠지만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이 동료를 신뢰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이런 스토리의 핵심은 바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입니다.

보통 조별과제를 하게 되면 누군가에게는 발표라는 업무, 누군가에게는 자료 조사, 누군가에게는 PPT 제작이라는 업무가 주어집니다. 토이 프로젝트라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발표가 프론트엔드 개발로, 자료 조사가 백엔드 개발로, PPT 제작이 UI/UX 디자인으로 바뀌는 것 뿐입니다.

즉, 업무의 성격만 달라질 뿐 누군가가 팀 내의 특정 업무에 대해 DRI가 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투명한 상태 공유가 왜 필요한가요?

만약 내가 이번 주에 A라는 일을 하기로 했는데 너무 바빠서 못 하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정답부터 말씀드리자면, “못 한다고 말해라” 입니다. 가장 최악의 케이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이구요.

사실 내가 어떤 업무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팀원들에게 그걸 못 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것에는 꽤나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내가 마치 무능력한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하고 팀원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그런 감정 때문에 내가 일을 제대로 못 끝낼 것 같은 이 상황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지 않는다면, 팀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을 놓치게 됩니다.

만약 자신이 이번 주에 일을 제대로 못 할 것 같다는 사실을 화요일에 알았다고 생각해봅시다. 만약 그 생각을 하자마자 바로 동료들에게 공유한다면 그 팀은 적어도 수요일까지는 이런 의사결정들을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1. 그 일의 우선순위를 뒤로 미뤄 다음 주에 처리하자.
  2. 중요한 일이라면 다른 사람이 대신 해서라도 이번 주 안에 끝내야 한다.
  3. 그래도 이번 주에 조금씩 작업을 해서 어느 정도 진행이라도 해보자.

하지만 동료들에게 비난 받는 것이 두렵거나 혹은 귀찮다는 이유로 팀원들과 만나 회고를 하는 주말까지 미뤘다면 일은 일 대로 처리되지 않고 팀은 수, 목, 금 3일을 날리게 되는 것이죠. 심지어 그 이슈를 바로 잡으려고 해도 이미 스프린트가 끝나버렸기 때문에 바로 잡을 시간 조차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루비콘 커뮤니티 내에서 협업을 진행할 때는 최대한 잦은 상태 공유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데일리-스탠드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짧은 온라인 미팅을 통해 각 팀원은 다음 3가지를 공유합니다.

img


  1. 어제 했던 일
  2. 작업을 진행할 때 있었던 장애물
  3. 오늘 할 일

물론 팀의 성격에 따라 질문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만 되도록이면 이런 공유가 팀 내 문화로 자리잡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루비콘 커뮤니티 슬랙에는 데일리 스탠드업을 편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Standuply 봇이 연동되어있으니 이 기능을 활용하시면 됩니다. (사용법을 잘 모르겠으면 #general 채널에 물어보세요)

동료에게 적극적으로 피드백하자

적극적인 피드백은 좋은 문화를 가진 팀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미 다양한 기업들의 핵심 가치에는 피드백과 관련된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죠.

toss 비바리퍼블리카의 Dare to make conflicts는 수습기간 통과여부에 영향을 줄 만큼 중요한 가치로 평가됩니다.
gangnam 강남언니 서비스를 만드는 힐링페이퍼의 Radical honesty에는 뒤에서 이야기하지말고 동료에게 솔직하게 피드백하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netflix 자율과 책임 기반 문화로 유명한 Netflix의 Communication 조항의 마지막에도 candid, helpful, timely feedback이라는 이야기가 적혀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남을 비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쉽지 않겠지만, 이런 피드백은 상대방의 행동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대방이 개선해주었으면 하는 점을 알려주는 이타적인 마음에 가깝습니다. 엄마가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이죠.

우리 엄마는 남의 자식에게 공부해라 일해라 절해라 하지 않습니다. 어찌되든 별 관심없는 남이니까요. 하지만 자식에게만은 엄격하게 피드백을 합니다. 내 자식이 잘 되었으면 좋겠으니까요.

이처럼 피드백은 특정한 누군가를 비난하기보다는 팀 전체의 생산성 향상과 문화를 위해서라도 필요한 요소입니다.

건강하고 성숙한 문화를 가진 팀은 “피드백 → 다툼”이 아닌 “피드백 → 토론”의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토론을 통해 그 피드백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협의점을 도출하여 팀원들 간의 갈등을 없애고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비판적인 사고와 문제 의식을 가지자

이 세상에 문제가 없는 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팀은 각자 저마다의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단지 차이가 있다면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느냐, 회피하려 하느냐 입니다.

이건 루비콘 커뮤니티를 만든 루비콘 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가 제공하는 멘토링도 사실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주기적으로 회고를 진행하거나, 멘토 간 옵저빙과 피드백을 통해 문제를 조금씩이지만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멘티들에게 피드백을 요청하기도 하구요.

마찬가지로 여러분이 커뮤니티 내에서 만드는 제품이나 여러분이 속한 팀의 문화 혹은 회사의 문화, 일하는 방법에도 전부 저마다의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물론 동일한 현상이라고 해도 사람마다 문제의식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만 어떤 사람은 별 문제가 아니라고 치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팀 내의 단 한 사람이라도 어떤 문제에 대해서 이슈레이징했다면 경청해주세요. 비록 여러분은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지라도 실제로는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습다.

먼저 문제가 인식되어야 해결될 수 있습니다. 일단 그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여러분의 팀, 또는 여러분 개개인은 다음에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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